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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 속 서울과 만주의 차이 (촬영지, 시대상, 연출방식)

by 키다리1004 2025. 4. 11.

영화 '암살'은 일제강점기 조선과 만주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 속 두 지역은 단순한 배경 그 이상으로, 각기 다른 시대적 분위기와 정치적 상황을 표현하며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본 글에서는 서울과 만주라는 두 공간의 차이를 촬영지, 시대상, 연출방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석하여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역사적 현실과 영화적 허구를 조화롭게 녹여냈는지 살펴봅니다.

영화 암살 포스터

영화 암살 속 서울과 만주의 차이, 촬영지 비교

‘암살’에서 서울과 만주는 모두 과거의 역사적 분위기를 재현해야 했기에 세트와 실제 공간 활용이 치밀하게 이뤄졌습니다. 서울 장면은 대부분 조선총독부가 있던 경성, 즉 지금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촬영은 주로 대구, 경북, 전북 등의 오래된 거리와 스튜디오 세트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 안옥윤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촬영되었고, 경성역 장면은 대구의 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처럼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세트와 기존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장소에서 재현됐습니다. 반면 만주 장면은 보다 광활하고 거친 분위기를 담기 위해 대부분 중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하얼빈 인근의 산악지대나 오래된 도시 외곽 지역이 사용되었습니다. 만주는 조선인 독립군들이 활동하던 거점이었기 때문에, 넓고 황량한 지형이 필요했고, 이는 CG보다는 실제 지형을 활용해 현장감을 살리는 방식으로 구현됐습니다. 서울은 일제의 질서 아래 통제된 공간으로 묘사되지만, 만주는 통제에서 벗어난 저항의 공간으로 설정되며, 촬영 장소 자체가 그러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서울은 다소 정적이고 공간이 닫힌 느낌을 주는 반면, 만주는 역동적이며 개방적인 공간입니다. 이런 촬영지의 대비는 영화의 서사 구조에서도 서울이 ‘타깃’을 설정하는 공간이고, 만주가 ‘실행’과 ‘갈등’의 공간임을 보여주는 장치로도 기능합니다.

시대상 비교

서울과 만주는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서로 다른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영화 속 서울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수도로, 일본의 식민 지배가 뿌리내린 상태입니다. 총독부와 헌병, 경찰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으며, 조선인들은 억압 속에 살아갑니다. 영화 초반 경성 시내를 지나가는 군인들의 모습, 친일파 인사들이 호화로운 파티를 즐기는 장면은 조선 내부의 계층 분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염석진 같은 인물은 이러한 서울의 시대상을 대표하는 존재로, 외형은 조선인이지만 철저히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만주는 조선 독립군과 임시정부 인사들이 주로 활동하던 지역으로, 보다 열악하지만 투쟁적인 공간입니다. 만주는 한편으로는 일본의 세력 확장지이며, 동시에 조선인의 저항 거점입니다. 이 지역은 제국주의의 압박과 투쟁이 공존하며, 이는 극 중 등장하는 다양한 세력 간의 충돌로 그려집니다. 특히 김원봉과 안옥윤이 만주에서 보여주는 행동은 자유와 독립을 위한 이상을 상징합니다. 서울은 식민지 내부에서 순응과 배신이 교차하는 장소이고, 만주는 저항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같은 시대지만 공간이 지닌 역할과 상징성은 전혀 다릅니다. 이처럼 영화는 서울과 만주의 시대적 배경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과 갈등을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연출방식 비교

연출적으로도 서울과 만주는 분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서울 장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둡고 차가운 색조가 사용됩니다. 이는 억압된 분위기와 통제된 질서를 강조하기 위한 시각적 장치입니다. 거리의 표정 없는 군중, 일률적인 건물 배경, 정적인 카메라 워크 등은 서울의 정체된 공기를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총독부 내부 장면에서는 대칭적인 구도와 낮은 채도의 색상이 사용되어 관객에게 위압감과 냉정을 전달합니다. 반대로 만주 장면은 자연광과 따뜻한 톤이 사용되며, 카메라 움직임도 훨씬 자유롭고 다이내믹합니다. 특히 독립군 훈련 장면이나 이동 장면에서는 핸드헬드 카메라와 와이드샷이 자주 활용되며, 인물과 공간의 역동성을 살리는 데 집중합니다. 이는 영화가 만주를 자유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또한 사운드 연출에서도 차이가 드러납니다. 서울 장면에서는 배경음이 거의 없거나 긴장감을 조성하는 효과음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물 간 대사 위주로 진행됩니다. 반면 만주에서는 자연의 소리, 바람 소리, 말발굽 소리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이러한 연출상의 차별화는 관객이 서울과 만주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영화의 주제인 ‘저항과 배신’의 대비를 시각적으로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감독 최동훈은 이 공간적 대비를 통해 캐릭터들의 정체성과 선택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요약

영화 '암살'은 단순히 일제강점기의 사건을 재현한 역사극이 아닙니다. 서울과 만주라는 두 공간을 대비시키며 억압과 저항, 배신과 이상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촬영지의 선택, 시대상 묘사, 연출 기법 모두가 각 지역의 상징성과 감정선을 세밀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공간 분석을 통해 관객은 더 깊은 몰입을 경험하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다면, 공간의 의미를 염두에 두고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