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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가 좋은 영화 모음 (라라랜드, 이터널 선샤인, 인터스텔라)

by 키다리1004 2025. 5. 27.

영화는 영상미와 스토리만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장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종종 음악, 그중에서도 OST이다. OST는 단순한 배경음 이상의 존재로서, 영화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며, 관객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되는 요소다. 본 글에서는 음악이 영화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던 세 작품을 선정해, 각 영화가 어떻게 OST를 통해 서사를 강화했는지 살펴본다.

영화 라라랜드 스틸컷, 남녀 주인공이 함께 춤추는 장면
영화 라라랜드 스틸컷, 남녀 주인공이 함께 춤추는 장면

OST가 좋은 영화 모음, 음악이 영화를 이끈다 - 라라랜드

‘라라랜드(La La Land)’는 음악이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이끄는 보기 드문 영화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이 뮤지컬 영화는 꿈을 좇는 청춘의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그리며, OST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배우들이 고속도로 위에서 펼치는 ‘Another Day of Sun’은 관객을 단숨에 영화 속 세계로 끌어들이며, 시각과 청각의 조화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저스틴 허위츠가 작곡한 전반적인 사운드트랙은 고전 재즈의 색채를 품고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낸다. 특히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City of Stars’는 주인공 미아와 세바스찬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그들의 감정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한편, 미아의 오디션 장면에서 흐르는 ‘Audition (The Fools Who Dream)’은 독백처럼 구성된 곡으로, 꿈을 향한 열망과 두려움, 그리고 포기의 기로에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잘 담아냈다. 이 노래는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함과 동시에, ‘꿈을 꾸는 자들’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제시하며 영화 전체의 의미를 집약한다. ‘라라랜드’의 OST는 감정의 기복과 서사의 흐름을 조절하는 주요 장치로 기능하며, 장면마다 다른 리듬과 멜로디를 통해 캐릭터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관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음악을 통해 인물의 선택과 성장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라라랜드’는 음악과 영상,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대표적인 작품으로, OST가 영화의 본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시대의 감정을 담다 - 이터널 선샤인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은 사랑의 기억을 지우려는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독특한 연출과 서사 구조가 돋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음악의 힘이다. OST는 영화 전반에 걸쳐 극의 감정선을 조용히, 그러나 깊게 끌고 간다. 특히 존 브라이언이 작곡한 사운드트랙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내면에 조용히 스며드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대표 트랙 ‘Theme’는 반복적인 피아노 라인을 통해 일상 속의 공허함과 잊혀진 감정을 환기시키며, 관객을 주인공 조엘의 내면세계로 인도한다. 이는 ‘기억의 삭제’라는 영화의 주제와 맞물리며, 관객이 직접 조엘의 감정을 체험하게끔 만든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 삽입되는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s’는 원곡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곡으로, 기존의 멜로디에 슬픔과 체념이 섞인 감정이 덧입혀진다. 이 곡은 사랑을 잊으려는 노력과 그 뒤에 남는 공허함을 절절하게 담아내며, 수많은 이들의 기억에 각인되었다. ‘이터널 선샤인’은 복잡하고 실험적인 영화 구조 속에서도 감정적으로 관객과 연결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OST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배경에 깔리는 음악이 장면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시에, 극 속 인물의 정서적 흐름을 촘촘하게 따라가게 만든다. 감정선이 과도하게 고조되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유지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의 OST는, 영화 음악의 이상적인 역할 모델로 손꼽힌다.

이야기와 음악의 완벽한 싱크로 -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시간, 중력, 차원과 같은 과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한 SF 영화지만, 관객에게 남는 감정적 여운은 놀랍도록 인간적이다. 이는 한스 짐머가 작곡한 OST 덕분이다. 짐머는 이 작품에서 파이프 오르간을 중심으로 하는 이례적인 편곡을 시도했으며, 이는 우주의 광활함과 인간의 존재적 고독함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대표곡 ‘Cornfield Chase’는 쿠퍼가 딸 머피를 뒤로하고 우주로 떠나는 장면에서 삽입되며, 희망과 슬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선율로 풀어낸다. 이 곡은 단순한 선율의 반복이지만, 리듬과 화성의 점진적인 변화가 긴장감을 서서히 끌어올리며, 장면의 감정적 깊이를 극대화한다. 특히 ‘No Time for Caution’은 영화의 긴박한 순간에 삽입되며, 수학적으로 계산된 듯한 구조 속에서 폭발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객은 이 음악과 함께 중력의 장벽을 넘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장면을 마치 직접 체험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한스 짐머는 인터스텔라를 통해 기존의 SF 영화 음악 공식을 완전히 뒤엎고, 보다 서정적이고 내면적인 접근 방식을 시도했다. 이는 단순한 장르 음악을 넘어, 인류의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스텔라의 OST는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의 중심 서사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짐머의 음악은 장면을 설명하지 않고, 감정의 결을 따라 흐르며,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영화 속에 존재한다.

맺음말

결국 좋은 OST는 단지 ‘좋은 음악’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영화의 서사를 구성하고, 인물의 내면을 대변하며, 관객에게 감정적 공명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다. ‘라라랜드’의 재즈 선율, ‘이터널 선샤인’의 미니멀한 피아노, ‘인터스텔라’의 오르간 사운드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영화의 깊이를 더하며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다음에 영화를 감상할 때, 음악이 주는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여 보자. 더 풍부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