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Tom Hanks)는 현대 영화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들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줬으며, 이후 감독과 제작자로도 활동하며 그만의 영화적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 글에서는 연기, 감독, 작품세계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통해 톰 행크스의 입체적인 영화 인생을 조망해 본다.
톰 행크스 전설적인 배우에서 감독까지, 연기 – 평범함 속의 위대함을 연기하다
톰 행크스는 할리우드에서 흔치 않은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배우다. 그는 초창기에는 빅(Big)이나 머니 핏(The Money Pit) 같은 코미디에서 활약했지만, 곧 필라델피아, 포레스트 검프 등을 통해 진중한 드라마 연기로 중심 배우로 성장했다. 특히 포레스트 검프에서 보여준 순수한 캐릭터의 섬세한 표현은, 단순한 연기를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남았다. 그 캐릭터는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관객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을 주었고, 행크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톰 행크스의 연기의 가장 큰 강점은 ‘진정성’이다. 그는 과장되지 않은 연기 스타일로 일상적인 인물을 그려내지만, 그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통해 거대한 드라마를 창출한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홀로 섬에 고립된 인물을 연기할 때조차도, 그는 대사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며 관객을 몰입시켰다. 이는 표정, 눈빛, 몸짓 하나까지 세밀하게 설계된 결과다. 그의 연기는 단순히 캐릭터의 외형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과 시대적 맥락을 함께 그려낸다. 브릿지 오브 스파이,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더 포스트 등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에서도 그는 실존 인물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인물의 내적 갈등과 인간적 고뇌를 함께 보여준다. 이처럼 그는 영웅이 아닌 사람의 얼굴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감독 – 배우의 시선으로 영화를 설계하다
많은 이들이 톰 행크스를 연기의 거장으로 기억하지만, 그는 연기자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영화를 창조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1996년 댓 씽 유 두!(That Thing You Do!)를 통해 첫 감독 데뷔를 했을 때, 그는 음악과 성장 서사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는 한 무명의 밴드가 갑자기 스타가 되며 겪는 갈등과 열정을 담은 이야기로, 영화 내내 흐르는 경쾌한 음악과 정서적 리듬이 특히 인상 깊다. 그의 감독 스타일은 배우 중심의 시선, 감정에 충실한 서사, 그리고 디테일한 시대 묘사에 강점을 둔다. 연기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인물 연출이 그의 작품에는 살아 있다. 그는 인물의 내면과 변화에 주목하며, 감정을 중심에 두고 사건을 이끌어간다. 이러한 접근은 때로는 관객에게 과거의 추억을, 때로는 인간관계의 깊이를 성찰하게 만든다. 이후 톰 행크스는 각본, 제작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래리 크라운(Larry Crowne)에서는 중년의 삶과 재출발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에게 작은 용기를 건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그는 그레이하운드(Greyhound) 같은 작품의 각본을 직접 쓰고 제작에 참여하며, 인간적 고립과 용기, 책임이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러한 행보는 그가 단순한 스타가 아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인임을 증명한다.
작품세계 – 인간, 역사, 공동체에 대한 헌사
톰 행크스의 영화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일관된 주제가 있다. 바로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그는 때로는 군인이었고, 기자였으며, 파일럿이었고, 우주비행사였다. 하지만 어떤 역할을 하든 그는 늘 인간적인 약점을 품고 있으면서도, 위기 앞에서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와 같은 캐릭터 구축은 관객에게 일종의 위로이자 지침처럼 작용한다. 우리는 그의 캐릭터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자연스럽게 질문받는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는 비극 속에서도 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병사로, 설리에서는 비상 상황에서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한 뒤에도 고뇌하는 인간으로, 브릿지 오브 스파이에서는 냉전의 한가운데서도 신념을 지킨 변호사로 등장한다. 이런 캐릭터들은 단지 실화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잃고 있는 공동체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는 미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자주 선택한다. 포레스트 검프는 20세기 미국사의 주요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며, 더 포스트는 언론의 자유와 정치권력의 긴장을 다룬다. 이처럼 그는 개인의 이야기 안에 집단의 기억을 담아내는 데 능하다. 그의 작품세계는 영웅주의보다는 인간의 존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중심에 둔다. 이러한 방향성은 배우 톰 행크스와 감독 톰 행크스를 하나로 연결 짓는다. 그는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에 사람을 놓고, 그 사람이 겪는 삶의 무게와 선택을 섬세하게 비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시대가 어두울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이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영화라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윤리적 힘을 상기시킨다.
결론
톰 행크스는 단순한 영화 스타가 아니다. 그는 연기와 감독, 그리고 이야기 그 자체로 수많은 관객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해온 진정한 영화인이다. 그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단지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 필요한 배우이자 창작자, 바로 톰 행크스다.